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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엔 기자, 주말엔 미식가 - 김성현 모임장

Created
2022/08/0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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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성현님, 오랜만이에요. 자기 소개를 부탁해요!
항상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인터뷰이가 되어보니까 색다른 기분이네요. 안녕하세요! 김성현이라고 합니다. 지난 넷플연가 시즌 4에서 ‘토요미식회’ 모임지기를 했고, 내추럴와인을 주제로 팝업식당을 열기도 했어요. 미식과 와인이라고 하니, F&B 쪽에서 일할 것 같지만 사실 본업은 기자입니다. 2016년 겨울, 언론사에 첫발을 내디뎠고 벌써 6년 차 기자가 됐네요. 사회부·라이프스타일·디지털 뉴스룸을 거쳤습니다. 현재는 연예부로 자리를 옮겨 CJ를 출입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어요. 그간 스토리펀딩을 통해 기사로 후원금을 모아, 성 문제로 고민하는 10대 청소년과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돕기도 했고, 현장 체험형 기사를 통해 사회 이곳저곳을 깊숙이 찾아다녔죠.
기자로서 ‘본캐’만큼이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저의 ‘부캐’인 미식 관련 활동이에요. ‘미식’이라고 하니 너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먹고 마시는 것에 누구보다 진심이고, 무엇보다 깊이 있게 관심을 두고 있답니다. 파인다이닝 부터 내추럴와인 까지, 새로운 경험이라면 주저 없이 도전하는 편이죠. 그렇게 고유한 취향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짙은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 한 끼를 때워야 하는 때도 있지만, 어디서·무엇을·누구와 함께 먹고 마시는지. 이것이 저에게는 대단히 큰 의미랍니다. 그 순간, 그 음식을 통해 영감과 자극을 얻고 때로는 위안을 받기도 해요. 인상적인 한 끼의 식사와 한 잔의 감미로운 술은 평범한 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며, 때로는 내일을 살아갈 원동력이 되기도 하죠.
Q. 참여하셨던 모임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셨었나요? 모임지기 외 넷플연가에서 했던 다른 활동들이 있나요?
지난 시즌4 모임에서 ‘토요미식회’를 진행했었는데, 가장 큰 주제는 ‘페어링’으로 설정하고 커리큘럼을 구성했어요. 삼겹살에는 소주, 치킨에는 맥주처럼 음식마다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궁합이 있잖아요? 이것을 저희 모임과 미식이라는 큰 주제에도 적용해보고 싶었어요. 먹고 마시는 순간을 돌이켜보니 술과 음악이 함께 하거나, 누군가와 함께할 때 더욱 빛나고 제맛을 내는 것 같았거든요.
술은 미식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한 모금의 마법과도 같았고, 음식을 먹으며 듣는 음악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미식의 또 다른 재료와 다름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모임의 주제를 좁혀갔는데, 결국 누구와 함께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마지막은 사람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만들어봤어요. 첫 모임 당시에는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싶어서 와인을 한 병 가져갔었는데,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좋아해 주셔서 모임마다 와인을 가져가게 됐죠. 매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내추럴와인을 가지고 갔는데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은 분이 즐겨 주셔서 저 역시 즐거웠던 것 같아요.
팝업 식당 역시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일이 너무 커져서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요.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웠거나, 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한 것이 아니라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팝업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와인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하기도 하고, 누군가 취향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길잡이를 해주는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된 것 같아요. 팝업 식당은 많은 분이 도움을 주신 덕분에 올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아요.
Q. 모임을 진행하고 이벤트를 여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함께 먹고 마시는 것에 관한 것이에요. 제가 매번 와인을 가져온다고 예고하니 다른 분도 와인을 가져오시거나 어떤 분은 와인과 함께 먹을 치즈를 가져오기도 하셨어요. 모임 멤버 중에 파티셰이신 분이 계셨었는데 모임마다 직접 만든 빵을 가져와서 모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셨답니다. 모임이 끝날 때는 항상 배부른 상태로 기분 좋게 집에 돌아갔던 것 같아요.
즉석에서 와인을 비교 시음 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 하나예요. 개인적으로 내추럴와인을 선호해서 매 모임 내추럴와인을 준비해서 가져갔는데, 편의점 와인과 비교해보고 싶다는 분이 계셨고 즉석에서 함께 마시며 솔직한 시음 후기를 나눴어요. 다행스럽게도(?) 모두들 내추럴와인에 손을 들어 주셔서 뿌듯했던 기억도 있어요.
Q. 넷플연가에서의 활동이 성현님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관심사 아래 모인 사람들이라 더욱더 쉽게 친해질 수 있었고, 3개월간의 모임 중간중간 그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만남이 이뤄졌어요. 함께 먹고 마시며 취향을 나눌 수 있었고, 그렇게 나눈 시간과 경험은 저희만의 추억이 됐죠. 모임이 끝난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함께 정보를 나누거나, 만남을 갖는 경우가 잦아요. 좋은 친구가 늘어난 거죠.
나이나 직업보다도 음식 중에서 가장 애정하는 메뉴는 무엇인지, 어느 카페에서 어떤 음료를 좋아하는지, 요즘은 무슨 술을 제일 맛있게 마셨는지가 저희에게는 가장 재미있고 중요한 대화 주제랍니다.
Q. 앞으로 넷플연가를 통해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하고 싶은지)도 궁금해요.
시즌 4 모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더욱 유익하고 알찬 시즌 5 모임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지난 모임도 더할 나위 없이 즐겁고 유쾌했던 만큼 시즌 5도 잊을 수 없는 순간들로 채워졌으면 좋겠어요. 모임에 오시는 모든 분이 돌아가시는 길에 “참 잘 왔다.”, “다음 모임이 기대된다.”라는 생각을 하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려봅니다.
팝업 식당에 대한 아이디어도 계속해서 하고 있어요. 내추럴와인에 대해서 생각보다 훨씬 더 뜨거운 관심을 보내주셔서 내추럴와인을 주제로 한 두 번째 팝업이나, 거기서 파생된 오렌지와인을 주제로 한 모임 혹은 위스키를 주제로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